출처: 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Contact Journal, 2020년 2월호
시장 조사 기관 마켓 리포트 월드(Market Report World)에 따르면, 전세계 산업에서 감정 도출 및 인식(EDR: Emotion Detection and Recognition)시장은 2020년 247억 달러(약 3조원)로 추정하고 2023년까지 연평균 32.7%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당 산업은 IoT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Wearable Device로 감정을 인지하는 분야를 비롯해 음성(Speech) 기반 감정 인식 기술을 특정 질병의 진단에 활용하는 의료 분야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감정인식은 한국의 경우 텍스트 기반의 감정인식 기술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의 경우 음성 기반 감정인식 기술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컨택센터를 중심으로 크게 활용되고 있는데 활용 용도는 아래와 같다.
위 예시에서 알 수 있는 일본 내 음성 기반 감정분석 활용의 특징은 두가지다.
1. 고객의 감정과 더불어 상담사의 감정에도 집중한다.
2. 상담간 고객 감정을 파악하는 수동적인 방법을 넘어 제품 관심 정도를 측정하는 적극적인 도구로서도 활용한다.
일본 내 실제 활용 사례를 통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첫 번째 사례는 엠파스(Empath)의 음성 감정분석 AI를 활용한 경우다. 엠파스는 2017년 일본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음성의 속도, 피치, 톤 등을 AI로 분석하여 ‘기쁨’, ‘평온’, ‘분노’, ‘슬픔’의 4가지 감정을 추출한다.
일본 최대 콜센터 기업 TMJ는 엠파스와 공동으로 ‘감정분석 컨택센터 AI’를 개발했다. 상담사와 고객의 감정을 실시간 측정하고 판단하여 상담사 화면에 아이콘 형태로 나타낸다. 관리자 화면에는 상담사의 감정 추이를 표시하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혹은 상담사가 직접 지원을 요청한 경우에 알람을 노출시킨다. 도입 후 지원이 필요한 상담사를 빠르게 찾아 원활한 지원이 가능해졌고 따라서 상담사 업무 동기 향상, 업무 퍼포먼스 향상, 관리자 잔업 시간 20% 저감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경영기획부 과장 이즈미 키게토시 씨에 따르면, “출근율이 향상하거나 상담사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는 등 ES(Employee Satisfaction) 면에서 성과가 높고 아웃바운드 Sales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센터에서는 도입과 함께 계약 성공률도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즈미 씨는 앞으로 업종별 최적화 분석 모델이나 전체 센터 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등 용도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센트릭(CENTRIC)은 컨택센터 컨설팅, 운영 사업을 전개하는 업체로 2017년, 이스라엘 Nemesysco의 감정분석 엔진을 활용한 컨택센터 감정분석 활용 연구를 시작했으며, 2018년부터 구마모토 대학원 첨단과학연구부와 공동으로 음성 감정분석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2019년 9월 WOWOW 커뮤니케이션즈와 협업한 실증 실험도 진행했다. WOWOW 커뮤니케이션즈는 감정분석 솔루션을 가진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업체로 제품 구입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파악하기 위해 센트릭과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센트릭의 감정분석 기술은 고객의 감정을 ‘기쁨’, ‘난감’, ‘불편‘등 19가지의 파라미터로 분석하고 가시화한다. 파악하고 싶은 항목에 따라 파라미터의 가중치를 조정할 수 있는데, 실험 결과 ‘집중’, ‘흥분’, ‘기대’라는 3가지 파라미터로 고객의 ‘구매력*’을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구매력: 소비자가 제품 구매에 관심을 나타내는 정도
영업부 미나미 히로키 씨는 “상담사와의 귀찮은 대화를 피하고 싶은 고객은 전화로는 구매의향이 있는 척을 합니다. 이런 경우, 발언 내용으로는 진정성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텍스트화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으며, 표정이 보이지 않는 상담사가 분위기로 짐작하기도 어렵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센트릭과 WOWOW 커뮤니케이션즈는 앞으로도 데이터 축적과 튜닝을 거듭해 정밀도 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다. 100% 정확도는 불가능하지만 상담사는 그것을 기준으로 고객의 구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선별적인 통화에 따른 리스트 소화율 증가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향후 상담사의 이직 전조 가시화 등에도 동 기술의 적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